Artist Interview

2023.02.13.


이번주 Artist pick

케이트 김

KATE KIM


"지나가는 사람이 들려주는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

안녕하세요, 케이트입니다. 자기소개는 언제나 어렵게 다가오네요. 저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케이트입니다. 


누구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것처럼, 제 그림도 좋은 그림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부만 하던 대학 생활을 마친 후 몇 개월이 지난 2021년 5월부터 NFT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할 만큼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1.  본인이 만든 혹은, 공개할 NFT 작품이 있다면 1~2 작품 정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NFT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만든 첫 컬렉션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비튼 <Suicide Helper>입니다. 자조적인 의미가 섞인 블랙 코미디 컨셉인데요. 어렸을 때 다들 캐릭터 카드 많이 모아 본 경험 있잖아요? 그때의 기억을 살려 간단한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픽셀 카드 형식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지금 작업중인 <Faces form my daydreaming> 컬렉션이 있는데요.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이목 귀를 그리고 맞추어 나가면서 만든, 제 무의식에 잠재 되어 있는 모습들을 얼굴의 형태로 꺼내어 보는 작업들입니다. 현재까지 컬렉션 내부 작품을 포함, 전시나 콜라보 작품까지 합치면 30점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어느 하나 애정을 갖지 않은 얼굴이 없을 정도로 모든 얼굴들을 좋아하지만, 그중 소개해 드리고 싶은 얼굴은 <face015-Velvet Goldmine>입니다. 데이빗 보위의 벨벳 골드마인을 들으면서 작업했는데, 제가 노래를 들으면서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나타나 주어 행복했던 작업이었어요. 작업하면서 머리속에 스파크가 튀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지인들에게 이 그림의 제목과 상세 정보를 가리고 대여섯 개의 각각 다른 음악을 들려준 뒤 이 중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했을 것 같은지 물어보는 실험을 했었는데, 다들 데이빗 보위의 벨벳 골드마인을 골랐다는 사실입니다. 그걸 보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모든 예술의 장벽을 뛰어넘는다고 느꼈어요.


Q2. 좋아하는 혹은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마크 로스코와 프란시스 베이컨, 요나스 메카스를 좋아합니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보았을 때, 무언가 거대한 것이 저를 압도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유도 모르게 울컥해서 한참을 그림 앞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작품이 걸린 공간의 조명이 붉은색이었다고 한참 동안 착각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어요.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 앞에서는 왠지 제가 양초처럼 녹아버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표현하는 절망과 절규, 비탄과 허탈함을 좋아합니다. 요나스 메카스의 영화들은 늘 눈을 감았다 뜨는 그 잠깐 사이에 맺혔다 사라지는 상을 담은 것 같아서 좋아합니다. 빛나는 순간들을 모아 놓은 카메라의 기억 같기도 하고요. 


Q3. 작가님의 5년 후는 어떨 것 같나요?

글쎄요. 제 인생 목표는 항상 똑같아요. 얼마 전에는 10년 전에 쓴 글을 본 적 있는데 그 때도 한 해 목표가 '살아있기'였더라고요. 몇 년째 제 목표는 세 가지, '살아 있기' '잘 살기 ''잘 벌기'이기 때문에 5년 후에도 이걸 꾸준히 이루며 잘 살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큰돈이 아니어도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정도로만 벌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요. 5년 뒤의 저는 머리에 든 것이 조금 더 많아지고, 조금 더 이타적이고,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예술로부터는 절대 못 벗어날 것 같아요. 꾸준히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별 일 없다면 NFT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싶고요. 


Q4.  NFT 아티스트가 가져야 할 능력이나 덕목이 있다면? 

덤덤함 같아요. 아무래도 작품이 암호 화폐로 거래되는 만큼 경제 지표에 민감한 편인데 이런 것들을 모두 신경 쓰고 있으면 정말 매 초마다 핸드폰 차트만 드려다보고 있게 되더라고요. 또 기술의 선봉에 서 있는 분야들 중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소식들이 들려오는데, 하루라도 놓치면 이 분야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알기 힘들어요. 한때는 저도 모니터 3개에 핸드폰까지 동원해서 들려오는 이슈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피드백을 하며 지냈는데 그러다 보니 너무 피폐해지고 제가 잡아먹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그냥 나를 표현하는 과정에 있고, 그것이 NFT다' 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시장 안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탄 사람이죠. 매일매일 오르락내리락 해요. 하지만 정말 느긋하게, 하는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덤덤하게 버티고 서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기는 하지만요.


Q5.  컬렉터/팬들은 작가님 작품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 것 같은지요?

얼굴 그림들을 가지고 계신 컬렉터 분들이 많이 해주시는 이야기가, '얼굴이 살아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입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부터 먼저 들었어요. 얼굴의 눈,코,입에 제 무의식이 하는 말이 담겨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잘 봐 주신 것 같습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얼굴들이 가진 각각의 짧은 사연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그림마다 덧붙인 짧은 설명이 컬렉터 분들로 하여금 이 얼굴의 주인공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재료가 되는 것 같아 더욱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